가을 산골
心園 정세현
나무가 써보낸 여름날의
아리운 사연 낙옆편지
굴곡 산비탈 켜켜히 쌓여
물끄러미 바라보던
빛바랜 햇살이 주저앉아
한닢 한닢 끄집어 읽어본다
여름날 뜨거운 불길속에
타오르던 열정의 사랑은
무심한 찬서리에 얼어버리고
가슴시린 추억들을
곱씹으며 눈물바람되어
상수리 사이로 헤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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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想 : 낙옆 밟는 소리가 좋아
뒷산 골짜기를 걷다보니 바람에 날아온 낙옆들 풍파에 시달린 자욱들이
보이고 산비탈쪽 켜켜히 쌓인위에 오후햇살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인생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여 시로 적어 보았습니다.